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의 3고(高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 돌파구는 있는가

 

2025년 한국 경제는 다시 한 번 ‘3고(高물가·고금리·고환율)’의 압박에 직면했다.
물가는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환율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위축되고 있다.
한때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내수가 다시 둔화되고,
가계와 기업 모두 이중·삼중의 부담을 안고 있다.

 

우선 물가 상황부터 살펴보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5년 들어 2%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
식료품, 공공요금, 주거비 등 생활 밀착형 품목의 상승률이 3~4%에 달하며
실질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과 유가가 다시 반등하면서
에너지·운송·제조 비용이 오르고,
이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지만,
한국은행은 물가 불안을 이유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고금리의 영향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은행 대출금리는 여전히 6%대 수준을 유지하며,
가계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
신용대출 상환 부담이 증가하자 소비 여력이 줄고,
기업들은 설비투자와 고용을 미루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 부문은
금리 상승과 매출 둔화가 겹치면서
현금흐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은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이자 상환 리스크’가 금융 안정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율 역시 불안 요인이다.
2025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1,380~1,420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엔화 약세,
그리고 외국인 자금의 단기 이동이 결합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달러 강세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물가 불안을 다시 자극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수출기업에는 일정 부분 유리하지만,
전체 경제에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불확실성 확대라는 부작용이 뒤따른다.

 

3고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쪽은 가계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높아지면
실질소득이 줄고, 소비가 급격히 위축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소비심리가 둔화되고,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는 시점이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2025년 들어 신용카드 결제액 증가율이 1%대로 떨어진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로 인해
생산 비용이 늘고,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제조업 중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들은
환율 불안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변동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채권 발행이나 단기차입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부채비율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른바 ‘복합 경제 대응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물가 안정 대책, 금융시장 유동성 공급,
그리고 취약계층 지원 정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한국은행과의 정책 공조도 강화해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책 대응의 속도보다
구조적 체질 개선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공요금 인상 억제, 수입 의존 원자재 다변화,
그리고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병행되지 않으면
3고 상황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3고 시대의 돌파구는 단기 처방이 아닌
‘균형 잡힌 정책 조합’에서 찾아야 한다.
금리를 내리면 환율이 불안해지고,
환율 안정을 위해 금리를 유지하면 내수가 위축되는
복합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지금 물가, 금리, 환율의 삼각 구도 속에서
정책 선택의 여지가 좁아진 상태다.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정책의 타이밍과 조율이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