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은 단순한 통화정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완화 국면으로 전환할 것인가.
이 두 가지 목표가 충돌하면서 금융시장과 기업, 그리고 가계 모두가
한은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024년 말까지 한국은행은 3.50%의 기준금리를 유지해왔다.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되면서 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으로 진정됐지만,
그 대가로 내수와 투자 부문이 급격히 위축됐다.
특히 제조업 생산 감소와 자영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체감 경기는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 전반의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 유지 기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물가 안정은 중앙은행의 가장 핵심적인 책무다.
그러나 지금의 물가 수준은 ‘추가 긴축’보다는 ‘유지 또는 완화’ 국면에 가깝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2.3% 수준으로 예측된다.
이는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치로,
정책금리를 더 올려야 할 이유가 점점 약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경기 부양이 그만큼 시급해졌다는 점이다.
민간소비 위축과 부동산 투자 감소,
그리고 청년층 고용 불안이 겹치면서
경제의 활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이 소비 여력을 줄이고,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연기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이 같은 자금 경색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국제 환경 역시 한은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완화적 기조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만 금리를 동결한다면
자본 유출과 원화 약세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즉,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을 무시한 독자 노선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금리를 내리는 속도와 시점은 신중해야 한다.
지나치게 빠른 인하는 인플레이션 재점화를 불러올 수 있고,
주택시장 과열이나 자산 버블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 인하는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시장 안정이 전제되지 않으면
완화 정책은 되레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신중론이 유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 상반기 중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는 물가가 안정된 상태에서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점진적 완화 국면’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은이 통화정책 정상화(정책금리를 장기 평균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물가의 구조적 안정, 둘째는 수출과 내수의 동반 회복이다.
이 두 가지가 충족되지 않으면 한은의 속도 조절은 불가피하다.
향후 정책 방향을 가를 관건은
국내 경기지표의 회복 속도와 글로벌 금리 흐름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초반을 유지하고,
실질GDP 성장률이 2% 이상으로 회복된다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이 가능하다.
반면 수출 둔화나 환율 급등이 다시 나타난다면
금리 동결 또는 미세 조정 수준에서 머물 가능성도 있다.
결국 한국은행의 선택은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떤 순서로 잡을 것인가의 문제다.
정책의 방향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와 타이밍이다.
한국은행이 과거의 긴축 기조를 완화로 바꾸는 순간,
그 파급력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다.
2025년의 금리 결정은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다음 단계를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