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들어 유럽 경제의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주요국의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에서 위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코로나19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유럽 경제는
에너지 가격 불안, 소비 위축, 고금리 장기화라는 삼중 압박 속에서
다시 정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 현상은 단순히 지역 경기 둔화에 그치지 않고,
세계 경제의 순환 국면 전환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유럽의 성장 둔화는 구조적 요인과 단기적 요인이 겹쳐 나타난 결과다.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 비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천연가스 수입 구조를 다변화했지만,
기존보다 훨씬 높은 단가로 에너지를 조달하고 있다.
이는 제조업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
특히 독일의 산업 생산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EU 전체 경기 흐름이 급격히 둔화됐다.
2024년 독일의 GDP 성장률은 0.3%에 그쳤고,
유로존 전체도 0.6%에 머물렀다.
또한 고금리 환경이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제약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2023년부터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했지만,
물가 상승률이 완전히 잡히지 않았다.
식료품과 서비스 물가가 여전히 높게 유지되면서
실질소득이 감소했고,
소비심리는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내수 중심의 회복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노동시장과 생산성의 괴리도 유럽 경기의 약점을 드러낸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임금은 상승하고 있지만 생산성은 정체되어 있다.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신규 투자와 채용을 보류하고 있다.
특히 남유럽 국가들의 실업률은 여전히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청년층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아지고 있다.
이는 유럽 내 구조적 저성장의 고착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이러한 유럽의 둔화는
글로벌 경기 흐름에도 파급력을 미친다.
유럽은 세계 3대 소비 시장이자
첨단 산업의 주요 수요처로 꼽힌다.
따라서 유럽의 경기 부진은
미국과 아시아의 수출 경기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자동차, 기계, 화학,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유럽 수요 감소가 한국과 일본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 역시 유럽발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유럽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면
ECB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유로화 약세가 심화되고,
달러 강세가 재차 강화될 수 있다.
이는 신흥국 자본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유럽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
글로벌 금융 불안 심리가 확대될 위험도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유럽의 둔화를 ‘침체’보다는 ‘조정기’로 보고 있다.
경기 사이클상 일시적인 하락 국면일 뿐,
구조적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에너지 공급망이 안정화되고,
ECB가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다면
하반기부터는 완만한 회복세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다.
또한 유럽연합은 녹색산업 투자 확대와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결국 2025년의 유럽 경제는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서 있다.
금리 정책과 에너지 비용, 내수 회복의 속도가
경기 반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유럽이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서면
글로벌 경기 순환도 하반기부터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는 다시 불균형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
유럽의 움직임이 단순한 지역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기의 방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